현대엘리·JB금융·삼양패키징…목소리 높이는 행동주의

입력 2024-01-12 18:26   수정 2024-01-13 10:39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주주제안은 상법상 주주총회 개최일 6주 전까지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는 만큼 향후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전날 KB·신한·하나·우리·JB·BNK·DGB금융지주 등 국내 상장 은행지주 일곱 곳에 지난해 약속한 주주환원책을 실적에 맞춰 이행하라는 내용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냈다. 지난 5일에는 JB금융지주에 총 다섯 명의 이사 후보 명단을 전달하기도 했다.


얼라인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지주들이 진전된 주주환원책을 발표했지만 이를 실제로 이행하라고 촉구하기 위해 주주서한을 발송했다”며 “금융지주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주주제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VIP자산운용은 지난 9일 지분 5.38%를 보유하고 있는 삼양패키징의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위해서다. VIP자산운용 측은 “삼양패키징 주가가 저평가된 것은 현금배당 위주의 주주환원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데 별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복인 KT&G 사장은 지난 9일 4연임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등 행동주의펀드는 백 사장의 연임을 비판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달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한다고 했다. KCGI자산운용은 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에 자사주 소각 및 감사위원 선임 절차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차파트너스는 홍영식 남양유업 회장의 퇴직금과 보수 지급을 정지하라는 유지 청구를 한 상태다.

행동주의 펀드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주주환원 요구에 호응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태광산업과 표대결까지 벌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올해 태광산업에 주주제안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밝히는 등 태광산업이 지배구조 개선 조치를 이행하고 있어서다.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태광산업, BYC, LF, 한국알콜 등에 대해 주주제안과 같은 공개 조치를 할 계획은 없다”며 “주주 행동주의의 기본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현재 이 기업들과 비교적 대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단기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아직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은 단기 차익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펀드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 상승을 유도하는 문화가 더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맹진규/이지효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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